해외 법인에 근무한 지 17년이 되다 보니 상당히 많은 경영진들과 함께 일할 기회가 생겼다. (보통은 2년, 많게는 6년까지도)
임원이 된다는 것은 무언가 특출 난 능력을 인정받이야 하고, 또 그 임원이 필요한 포지션이 비어 있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임원이 되었다는 것은 회사가 그 사람을 중요한 보직에 앉도록 하겠다는 필요성과 그 사람이 그 보직을 잘 수행할 수 있다는 능력이 잘 맞았다는 말이다.
계속 법인의 경영진이 바뀐다는 것은 한 편으로는 상당히 피곤한 일이지만, 또 다른 한 편으로는 회사에서 다양한 모양으로 인정받은 사람들과 일할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사람마다 다른 종류의 강점을 보이지만, 공통된 장점은 숫자에 대한 감각이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숫자의 문제점을 발견하거나, 숫자에서 중요한 Insight 를 발견하고 의사결정에 활용하는 Skill 이 공통된 자질로 요구된다는 말이다.
그럼 어떻게 하면 이 숫자에 대한 감각을 키울 수 있을까? 몇 가지 Tip을 나누고자 한다.
1. 실적과 목표를 머릿속에 담으라.
큰 그림을 그리는 위치에 있던지, 실무를 하는 위치에 있던지 결국 모든 조직에는 달성해야 할 목표가 있다. 그 목표를 머릿속에 담고 있어야 이상한 숫자를 볼 수 있다.
직장 생활을 오랜 기간 해왔다면 이 목표 숫자가 어렵지 않게 머릿속에 담기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여러 종류의 목표를 머리에 담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실적이 먼저다. 신생 기업이나 산업이 아닌 경우, 실적은 꼭 존재할 것이고, 이 실적을 기반으로 목표가 나오는 것임을 기억하라.
실적과 목표가 너무 많이 차이가 난다면 둘 중의 하나는 잘못된 것이거나,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이 인과관계를 파악하다 보면 시장 상황이나 회사의 전략 방향, 잠재 고객의 변화 등을 알 수 있다.
단순히 숫자 암기에서 벗어나서 실적과 목표 간의 연결고리를 파악하라. 그다음부터는 아주 쉽게 이슈가 보인다.
2. 큰 숫자에서 시작하라.
너무 실무에 빠져 있거나,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다 보면 큰 그림을 놓치는 경우가 많다. 단순히 보고서를 수동적으로 업데이트하거나, 시간에 쫓기다 보면 실수도 생긴다.
큰 그림에서 사업을 먼저 바라봐야 한다. 일단위나 주단위가 아닌 연단 위 사업규모를 파악해라. 특정 모델이나 모델그룹이 아닌 제품 전체나 사업 전체의 규모를 파악해라.
그다음에 월별 특이 사항 (비수기, 성수기, 신모델 론칭, 특별한 이벤트 들)을 고려한 월별 판매 비중이나, 제품별, 전략 포트폴리오별 판매 비중을 파악해 보라.
갑자기 비중의 변화가 생긴다면 뭔가 시장이나 경쟁사, 경제의 이슈가 있거나 전략을 잘못 짠 것이다. 어쩌면 데이터 자체의 오류나 시스템 오류일 수도 있다.
3. 반복해서 말하라.
뭐 대단한 것도 아니지만, 학창 시절에 공부 잘하는 사람들의 특징은 자기가 공부한 것을 누군가에게 자꾸 알려준다는 것이다. 공부를 잘하는 친구가 있으면 모르는 것을 물어보게 되는데, 이것은 결코 공부 잘하는 친구 입장에서 손해가 아니다.
선생님들이 왜 잘하는 줄 아는가? 자기가 공부한 것을 끊임없이 학생들에게 가르치기 때문이다. 가르친다는 것은 자신이 머릿속에 알고 있던 지식을 정리함과 동시에 강하게 새겨놓는 가장 좋은 공부법이다.
회의 시간에도 기회가 닿는 대로 칠판에 적으면서 말하라. 숫자를 말하면서 다른 이들을 가르치다 보면 그 숫자는 나의 것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게 나의 것이 된 숫자는 익숙해진다. 즉, 숫자의 감이 생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이상한 숫자가 매직아이처럼 떠오르는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